입장권·식사·교통편 제공, 1인당 경비 최고 800만원… 국제자동차연맹이 직접 관리
식사·음료 등 최고급 서비스… 팀 드라이버와 미팅 갖고 자동차 직접 보는 특혜까지
포뮬러원(F1)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VIP 마케팅은 독특하다. 전 세계 188개국에 생중계되고, 6억명이 시청하는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답게, 기업들은 최고급 마케팅의 기회로 삼고 있다. 당일 일반 입장권이 8만9000원인데 비해, 경기장 중앙에 있는 좌석 입장권이 89만원, 최고급 프로그램 비용은 1인당 최고 800만원을 호가한다.
- ▲ F1조직위인 FIA가 운영하는 패덕 클럽의 실내 모습. 패덕 클럽에는 메르세데스-벤츠, 페라리, DHL 등 기업들이 VIP 고객들을 초청, F1 드라이버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또 식사와 디저트, 커피 등 음식을 제공한다. 요리사와 음식 서빙하는 웨이트리스·안내요원 등 모두 FIA 본부에서 나온다. / 영암=최우석 기자 wschoi@chosun.com
◇VVIP를 위한 패덕 클럽
우선 패덕(Paddock) 클럽이라는 게 있다. 원뜻은 울타리를 쳐 놓은 방목지다. F1 경기장에서 가장 안락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F1 자동차가 급유나 타이어 교체를 위해 피트(PIT) 안으로 들어올 경우 바로 코앞에서 이런 움직임을 쾌적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타 관람 구역과 구분된다.
패덕 클럽은 F1 경기를 운영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직접 관리한다. 티켓 판매, 운영, 설치 등 모든 운영을 FIA가 한다. 엄격한 출입통제 시스템과 아이디 카드, 보안 요원도 모두 FIA 소속 외국인이 맡고 있으며, 패덕 클럽 안내요원에서부터 패덕클럽 내 식음료를 준비하는 요리사, 패덕 클럽 내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여자 종업원까지 모두 외국인이다.
패덕 클럽은 팀을 보유한 기업에서 초청하는 VVIP 고객 (메르세데스-벤츠·페트로나스·페라리·인피니티 등), F1 공식 스폰서사 (LG·DHL 등)에서 초청하는 VIP 고객, 팀의 스폰서사 초청고객(GP Petronas 팀의 공식 스폰서인 Petronas에서 자국의 VIP 고객을 한국 경기에 초청하기 위해 티켓과 항공을 제공하는 경우)이 이용할 수 있으며, 개별 고객도 구매할 수 있다.
패덕 입장권은 해당 국가의 조직위원회나 F1 팀의 공식 운영사를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모든 판매는 FIA의 공식 판매망을 통해 이뤄진다. 입장권 가격은 전 세계 국가 및 팀별로 다르다. 지난 14~16일 국내에서 열린 F1 경기의 경우 공식 판매가격은 4200~4600달러다. 15일과 16일 등 이틀치 관람권은 4200달러(약 483만원), 14~16일까지 3일치 관람권은 4600달러(529만원)였다. 여기다 서울에서 영암까지의 전세기나 전세버스 등 수송비용과 숙박비까지 합치면 1인당 최고 800만원까지 든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최윤선 차장은 "패덕 운용은 FIA에서 모든 걸 세세하게 통제한다"면서 "F1 경기는 최고급 마케팅의 진수"라고 말했다.
전 세계 국가별 패덕 클럽의 크기는 제각각이며 영암 경기장의 경우 대형 홀 1개 및 기타 스폰서 기업을 위한 공간 등으로 구분돼 있다.
◇패덕 클럽 서비스
패덕 클럽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양하다. 우선 실내에 앉아서 우아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면, 패덕 클럽 옥상에 올라가 F1 머신의 굉음을 만끽하면서 관람할 수도 있다. 또 경기 관람 중에 식사·디저트·간식·샴페인 등 각종 식음료를 제공받는다.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이 소속팀이 있는 경우 해당 팀의 드라이버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실제 지난 14일에는 사우버 팀의 세르지오 페레즈 드라이버가 패덕에 올라와 사인회를 가졌고, 15일에는 메르데세스-벤츠 팀의 니코 로스베르그 드라이버가 패덕에서 VVIP들과 만났다. 이밖에 VVIP 고객들에게는 경기장 피트에 있는 차고에 내려가 소속팀의 F1 자동차를 직접 볼 수 있는 특혜도 주어진다. 기자는 VVIP 고객들과 함께 지난 16일 마이클 슈마허가 경기 도중 사고를 당했던 F1 자동차를 직접 만져볼 수 있었다. 당시 고객들은 엔지니어들로부터 F1 머신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듣는 등 F1의 첨단 과학을 직접 느끼는 기회를 가졌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해 F1 경기에 앞서 올 1월부터 9월까지 메르세데스-벤츠 AMG 차량을 구입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5커플을 선정, 패덕 클럽 입장권과 식사 및 교통편을 제공했다.
이밖에 세계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페라리도 F1 경기장에서 다양한 VVIP 마케팅을 제공했다. 페라리 공식 수입사인 ㈜FMK는 지난 4월 F1 서킷의 메인 그랜드스탠드 4층에 있는 스카이박스를 구매했다. 스카이박스에는 지난해 코리아 그랑프리 우승을 거머쥔 페르난도 알론소의 유니폼과 모자, 머신(경주차) 모형, 헬멧, 스쿠데리아 페라리 선수 및 머신 사진 등으로 꾸며졌다. FMK는 또 F1이 진행되는 3일 동안 페라리의 상징인 빨간색 페라리 버스를 운영해 고객들이 서울과 영암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고객 버스를 스쿠데리아 페라리팀(Scuderia Ferrari Team) 전용 버스처럼 디자인해 고객들이 페라리 팀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도록 배려했다.
FMK 페라리 마케팅 담당인 최동호 과장은 "F1 경기는 레이싱과 수퍼카 문화를 한국 고객에게 전달하는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영암=최우석 기자 w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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